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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文정부… 與 “삶의 질 향상” 野 “암흑의 시간”

입력 | 2019-11-09 03:00:00

이해찬 “나라다운 나라 만들어가” 나경원 “나라 전체가 무너져”
文대통령, 임기 후반기 첫날인 10일 여야 5당대표 청와대 초청해 만찬
향후 소통-경제행보에 초점 맞출듯… ‘靑3실장’ 모여 첫 기자간담회도




문재인 정부가 9일 임기 반환점을 도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8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삶의 질을 높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17년 5월 탄핵정국 속에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9일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나라다운 나라’를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문 대통령은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등 각 영역에서 소득주도성장, 평화경제 등 과감한 개혁 정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머물면서 임기 전반기에 야심 차게 추진한 주요 정책들은 가시적인 체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두고 여당은 집권 2년 반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자평한 가운데 야당은 “암흑의 시간이었다”며 정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정부는 7일 현 정부 전반기 주요 정책 성과를 담은 ‘문재인 정부 2년 반, 이렇게 달라졌습니다’(부제 ‘더 분발하겠습니다’)를 펴냈다. 64쪽 분량의 성과집에서 정부는 남북관계 경제 외교 교육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선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자화자찬했고 고용 분야에서도 “고용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 일자리의 질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8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전반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삶의 질을 높이고 불공정 경제 체제를 바꾸면서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응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민부론(民富論) 후속 입법 세미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과의 보수 통합을 위한 대화 진행 상황을 묻자 “다양한 소통을 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그러나 주요 경제 지표 악화에 따른 경기 침체와 ‘조국 사태’ 등 인사 실패의 여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나친 자화자찬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갤럽(5∼7일 전국 성인 1003명 대상)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5%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47%였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 문제 해결 부족’(34%), ‘인사 문제’(13%) 등의 순이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잃어버린 2년 반’은 나라 전체가 무너지는 것을 바라봐야만 했던 암흑의 시간”이라며 “경제 성장을 그토록 자신했던 정권인데 결국 성장률은 1%대로 주저앉아버릴 위기에 빠졌다. 북한에 한없이 굴종하며 헌법정신을 짓밟은 문 대통령은 헌법상 직무 유기 대통령이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 공정 사회를 위한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경제·소통 행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임기 후반기 첫날인 10일에는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한다. 7월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초당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회동한 지 약 4개월 만이자 ‘조국 정국’ 이후 첫 만남이다. 아울러 이날 청와대 핵심 참모진인 대통령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이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기자간담회를 갖고 임기 후반기 정책 비전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성과와 적재적소의 인사가 정권 후반기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근 기업 현장을 잇달아 방문해 기업들을 격려하는 한편 경제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광폭 경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경제 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는 않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사퇴로 공석인 법무부 장관 자리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만간 단행될 중폭 개각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최우열·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