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기본은 분산투자… ‘몰빵식 투자’ 피하고 숨은 리스크 경계하라
6일 한 인터넷 사이트의 상장 주식 토론방에 한 누리꾼이 올린 롯데리츠 관련 문의사항이다. 이 글에 ‘개인 투자자들에겐 역시 시세차익이 최고’ ‘장기 보유하라’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롯데리츠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30일 상한가(6500원)로 거래를 마친 뒤 이후 장중 한때 7100원까지 올라간 날도 있으나 이달 들어 다시 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 초저금리 시대, 중수익 상품의 대표주자
무엇보다 최근 리츠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초저금리 시대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때문이다. 최근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으면서다. 정부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리츠 투자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는 점도 호재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과 일본의 전체 시가총액 대비 상장 리츠 시총 비중은 각각 3.70%, 2,70%. 한국은 0.10% 수준이다.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리츠도 크게 보면 주식 자산인 만큼 투자에 나설 때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독립적인 글로벌 투자 리서치 회사 모닝스타코리아 정승혜 리서치 담당 이사는 “리츠도 투자 자산에 따라 아파트, 공장, 의료시설, 호텔, 산업시설, 모기지, 오피스, 리테일 등 다양한 섹터로 분류하며 각각에 내포된 리스크가 다르고 그에 따른 기대수익률 또한 다른 만큼 투자 대상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투자 기본 지켜야… 분산 투자가 정답
전문가들은 “리츠가 아무리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라고 해도 투자의 기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분산 투자를 하라는 조언이다. 특히 ‘부동산 불패 신화’에 대한 믿음이 강한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눈앞에 보이는 수익을 보고 리츠에 ‘몰빵식 투자’를 할 공산이 크다고 걱정하는 전문가도 있다.
○ 레버리지는 숨은 리스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츠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였다. 미래에셋대우 김희주 투자전략부문 대표는 “당시 리츠는 가격이 70∼80% 빠졌는데 리츠가 대규모 차입을 통해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며 “리츠에 투자할 때는 리츠의 재무구조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부동산은 정부의 규제 때문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
리츠의 기초 자산이 어떤 유형의 부동산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가령 오프라인 쇼핑몰에 투자하는 리테일 리츠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미국 리츠 가운데 리테일 섹터는 산업용이나 데이터센터 섹터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 비중 확대 및 아마존 효과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미래에셋대우의 분석. 올 3월 국내 대형 마트 홈플러스리츠가 상장을 철회한 것도 이런 트렌드와 무관치 않다.
공짜 점심은 없는 법.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5∼6% 수익은 상대적으로 고수익이다. 이는 그만큼 리스크가 높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박천웅 대표는 “저금리 저성장시대에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은 잠재돼 있는 리스크가 분명히 있다는 얘기다”면서 “그 리스크는 지금까지 생각해 오던 리스크와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리츠 투자에서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