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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새 주인 현대산업개발 유력

입력 | 2019-11-09 03:00:00

2조4000억 써내 애경 앞질러… 다음주 우선협상자 최종 확정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8일 항공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호산업이 마감한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3곳 중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가장 높은 2조4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조 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한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에 비해 5000억 원가량 높은 가격에 베팅한 것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은 유력한 전략적 투자자(SI)를 합류시키지 못하면서 사실상 인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등은 다음 주에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가격 면에서는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인수하게 되면 2분기 기준 10조 원에 이르는 부채를 떠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HDC 측이 선정되더라도 인수 가격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 실사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우발 채무 등이 발견되면 우선협상대상자가 가격 할인을 요구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본입찰 때 가격을 높게 제시하는 대신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전까지 까다로운 조건을 언급하면서 인수금액을 낮추려고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 기업이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줄여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탓인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7.31% 하락한 3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대적으로 낮은 입찰가를 써낸 애경산업의 주가는 1.83% 하락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9.6% 상승한 5820원에 마감됐다. 금호산업 주가도 3.02% 올랐다.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민구 warum@donga.com·이건혁·정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