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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인가 아닌가”…CBD열풍에 뉴욕시, 마리화나 단속 난항

입력 | 2019-11-10 09:01:00

합법과 불법 차이 애매..
"경찰 현장 검사 정확도도 의심"




CBD(카나비노이드) 화장품 열풍이 미국을 너머 유럽에서도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그 동안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던 뉴욕 경찰이 마리화나 화합물 단속여부를 두고 혼란에 빠져 있다고 AP통신 등 국내 매체들이 보도했다.

CBD는 정신 활성 효과가 없는 대마초의 화합물로 아토피와 염증, 여드름, 생리통을 완화한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입증되었다. 그 때문에 그 동안 어린이 사탕에서부터 커피 등 대마로부터 합법적으로 추출된 물질이 함유된 광범위한 아이템이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냄새와 향은 다른 대마초나 마리화나 정제품과 냄새가 너무나 똑같아서 경찰관이나 다른 현장검사 요원들이 미심쩍은 약품들을 검사하더라도 그 차이를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뉴욕시 경찰은 이번 주 소셜미디어에서 마약 단속의 주요 실적으로 마리화나와 비슷하게 생긴 특유의 향을 가진 녹색 식물 무려 48kg을 압수했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하지만 이를 경작해 배급한 버몬트주의 농장과 취급 상점인 브루클린의 CBD상점은 모두 이를 합법적 대마제품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런데도 문제의 상점 주인 형제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경찰서에 나갔다가 체포되는 일도 벌어졌다. 상점 측은 각종 증명서 등을 제시했지만 경찰은 현장 테스트 결과 마약성분 양성반응이 나온 마리화나 성분이라고 주장했다.

상점주인 오렌 레비도 그럴 수 있다며 가능성은 인정하고 있다. 대마 제품에는 가끔씩 사람들의 정신을 몽롱하게 띄워주는 마약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캐너비놀(THC)성분의 미량이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관들이 현장조사에서 사용하는 THC검사기나 마약 탐지견은 그 양이 합법적 수준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양쪽 다 양성반응이라는 경고가 나올 수 있다.

화장품과 차 등 다양한 CBD 제품을 팔고 있는 “그린 에인젤 CBD”의 주인인 레비는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헝그리 캅“(
hungry cop)이 그런 차이를 배려해 주지 않는 건 당연하다면서, 이러다가 잇따른 몰수사태로 사업이 망하지나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CBD는 마리화나 안에서도 발견되는 성분이지만 향정신성 효과는 없으며 일부 사용자들은 진통효과와 안정제로 좋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이런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은 레비 형제의 상점만이 아니며 전국적으로도 수많은 유사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네소타주의 한 CBD오일 제조공장에 135kg의 대마를 공급했던 한 상인이 사우스 다코타주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이유는 당국이 나중에 문제의 대마에서 THC성분을 검출했는데, 그것은 생 마리화나와 너무도 똑같았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기 때문이었다.

1월에는 아이다호 수사 당국이 3175 kg의 마리화나를 운반한 죄로 한 트럭운전사를 체포했는데, 그가 속한 회사의 서류에는 그 것이 공업적 목적으로 납품하는 합법적 대마원료라고 명시되어 있었는데도 체포 당했다.

브루클린의 레비 형제의 동생이 체포된 것도 페덱스( FedEx )의 운송노동자가 다량의 마리화나 뭉치들을 운반했다고 의심하면서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석방되었다가 11월 19일 정식 재판을 받게 된 레비의 경우처럼 CBD제품의 다양화에 비해 사람들의 마리화나에 대한 인식이나 고정관념은 예전과 똑같아서 갖가지 의심사례가 신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페덱스 대변인은 회사 규정상 마리화나 뿐 아니라 대마제품인 CBD오일이나 차 등 관련 제품은 모두 금지 품목이라면서 그런 것을 배달할 때는 페덱스를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와 수많은 신종 합성제품을 단속할 명확한 근거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당분간 합법적인 사업자가 마약사범 취급을 받는 등 마약단속과 CBD제품 판매에 얽힌 혼선을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