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무소속 국회의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광주전남 의원 18명 중 무소속은 광주 북갑의 김경진 의원과 전남 나주·화순의 손금주 의원, 전남 순천의 이정현 의원 등 3명이다.
손 의원은 국민의당, 김 의원은 민주평화당,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가 탈당해 무소속이 됐고 이들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엇갈린 행보를 밝혔다.
◇손금주 “민주당에 들어가 신정훈·김병원과 정면승부”
손금주 의원(오른쪽)이 지난 10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2019.10.29/뉴스1 © News1
신호탄은 손금주 의원이 쏘아올렸다. 손 의원은 지난 6일 전격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손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당선됐으나, 국민의당 분당 과정에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어디에도 동참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았다.
지난해 12월 한 차례 민주당 입당을 신청했지만 불허된 바 있다.
이번 민주당 입당 신청으로 나주시장·국회의원을 역임한 신정훈 민주당 지역위원장, 또 얼마전 총선 출마를 밝힌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의 정면승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주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입당허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손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나주·화순 지역구민들의 기대와 요구를 받들어 민주당에 입당하고자 한다”며 “고민이 적지 않았다. 초선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초심에 변화가 없는지, 정치를 바꿔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잘해 나갈 수 있을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김경진 “강기정 정무수석이 입당 반대할 것”
김경진 무소속 의원이 지난 10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김경진 의원은 ‘선 출마 승리, 후 입당’이라는 정면 돌파 전략을 선택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민주평화당 집단 탈당 이후 대안정치연대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았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겸허하게 평가를 받은 뒤, 당선되면 주민들이 보편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에 입당해 정치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입당하려는 정당이 민주당이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아마 그럴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9월말 민주당 전략기획국이 광주·전남에서 실시한 총선 경쟁력 여론조사 결과 김 의원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고전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소문이 돌면서 민주당 입당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갑은 강기정 수석이 내리 3선을 한 선거구로, 민주당의 총선 후보 선출에서도 강 의원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민주당에 입당하더라도 당원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강기정 수석을 이길 수 없다고 보고, 다소 고난은 뒤따르지만 무소속 길을 선택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정현 “좌파·우파 기득권 정치판을 갈아엎겠다”
이정현 무소속 국회의원이 지난 10월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세월호 보도개입’ 관련 방송법 위반 항소심 선고 기일을 마치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이 의원에게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2019.10.28/뉴스1 © News1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출신으로 전남에서 유일하게 지역구의원에 당선됐다가 탈당한 이정현 무소속 의원도 정면돌파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8일 “새로운 정치세력화에 헌신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며 총선을 앞둔 자유한국당 복당설을 일축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좌파·우파 기득권 정치판을 갈아엎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시대과제는 대한민국 미래”라며 “새로운 주체세력이 형성돼 이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에 발맞춰 서청원·이정현 의원 등 탈당한 친박계 의원들의 복당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친박계 인사로 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에서 당 대표를 지냈으며, 탄핵 정국을 맞아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KBS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지난 10월28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감형을 받았다.
현재 상고한 상태지만, 의원직이 상실되는 징역형 대신 2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되면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에 나섰다.
이 의원은 탄핵정국 이후 지역에서의 공식 행사나 모임은 물론 설이나 추석 명절에도 얼굴을 드러내지 못한 채 정치적 휴지기를 가져왔다.
그는 항소심 재판 직후 <뉴스1>과 통화에서 “그동안의 방식과는 달리 본격적으로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3인방인 손금주·김경진·이정현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각기 다른 행보를 보임에 따라 이들의 내년 총선 성적표도 궁금해진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당적을 옮기거나 무소속 출마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손금주·김경진·이정현 의원은 여러 평가를 떠나 나름 지역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어, 정당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