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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9위 부호’ 블룸버그, 美대선 합류

입력 | 2019-11-11 03:00:00

공화당서 뉴욕시장 역임했지만 민주당 경선 후보로 공식 등록
바이든-워런 경합속 새 변수로




555억 달러(약 64조24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9번째 부자(포브스 집계)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7·사진)이 내년 미국 대선을 위한 민주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뉴욕타임스는 “미디어그룹 블룸버그LP의 창립자인 블룸버그가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접수 마감일인 8일 앨라배마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2002∼2013년 뉴욕시장을 3선 연임한 블룸버그는 3월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자신이 있지만 경선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블룸버그가 8개월 만에 마음을 바꾼 것은 지금의 민주당 후보들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77)은 좌파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에게 밀려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민주당원으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다가 지난해 다시 민주당원으로 복귀한 블룸버그는 극단적 양당 정치를 비판해 온 중도 성향 정치인이다. 2016년 대선 때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결국 불출마를 선언하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자산 규모가 부동산재벌 트럼프 대통령(31억 달러)의 18배에 이르는 블룸버그의 참가로 민주당 경선 판세에는 적잖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 워런 상원의원을 추격 중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8)은 9일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지지자 연설에서 “블룸버그가 돈으로 선거를 사려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블룸버그는 아무것도 아닌 인물이었다. 바이든에게는 약간 타격을 주겠지만 ‘꼬마(little) 마이클’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보스턴에서 러시아 출신 유대인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존스홉킨스대 전기공학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첫 직장인 투자회사 살로먼 브러더스에서 39세 때 정리해고된 후 퇴직금 1000만 달러(약 115억 원)를 밑천으로 고급 투자정보를 유료로 제공하는 회사인 이노베이티브마켓시스템을 설립해 현재의 블룸버그로 성장시켰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