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인사이드]용인 보정동 카페거리 카페-식당-옷가게 저마다 개성 독특… 매년 핼러윈 등 축제이벤트 입소문 평일 직장인, 주말 연인들 발길 북적… 상인-건물주 소통이 성공에 한몫
9일 경기 용인시 보정동 카페거리의 포토존에서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왼쪽 사진). 카페거리 이정표는 특색 있고 다양한 식당, 카페 등을 소개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문화거리가 된 카페거리
십여 년 전만 해도 일반 주택가에 점포 몇 개 있던 평범한 동네였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특색 있는 카페와 개성 있는 제과점이 하나둘씩 들어서더니 현재는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지역의 대표 명소로 떠올랐다. ‘신사의 품격’과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 있는 곳이기도 하다.
9일 찾은 보정동은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를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거렸다. 이선정 씨(35·여)는 “보정동 카페거리는 대학생 때부터 즐겨 찾던 곳”이라며 “다른 카페거리와 달리 셰프들이 운영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식당이 많고, 작지만 개성 있는 소품매장도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평일과 주말에 오는 고객층도 다르다. 평일에는 인근 주민들과 직장동료들이 많이 찾는다. 주말에는 연인이나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줄을 잇는다. 1980년대 학교 콘셉트로 운영되는 한 맥주집의 사장은 “화려하고 예쁜 카페 안에 레트로 감성이 묻어있는 이 거리는 평일엔 40, 50대가 옛날 추억을 떠올리며 찾고, 주말에는 20, 30대가 호기심에 찾는다”고 말했다.
○ 끊임없이 진화 중인 카페거리
전국 기초자치단체와 카페거리 상가번영회 등에서 보정동을 찾아 벤치마킹을 하는 이유다. 카페거리 1세대로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배경에는 어떤 힘이 작용했을까.
우선 상인들이 끊임없이 참신한 마케팅으로 손님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비결로 꼽힌다. 카페와 음식점, 옷가게 어느 하나 똑같은 콘셉트로 운영하는 곳이 없다. 해마다 핼러윈과 어린이날 등 시즌에 맞춰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가 입소문이 나며 ‘핫 플레이스’가 됐다. 올 핼러윈 축제(10월 26∼31일)에만 약 4만5000명이 보정동 카페거리를 다녀갔다.
주차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용인시가 2012년부터 28억 원을 투입해 1, 2공영주차장(279면)을 만드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윤제우 보정동 상가번영회 회장은 “굴다리 밑 2공영주차장은 무료이기 때문에 장기주차를 해놓는 경우가 많다”며 “유료화를 통해 장기주차를 막고, 방문객들이 보다 편하게 찾는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