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채권 발행 주관사 선정 대가… 美증권거래위 조사보고서에 포함 수출입銀 “사실관계 더 확인 필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한국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외화 채권 발행 주관사로 글로벌 금융회사 바클레이스를 선정해주는 대가로 인사 청탁을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SEC가 9월 바클레이스에 벌금 630만 달러(약 73억 원)를 부과하면서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포함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SEC는 이 보고서에서 바클레이스가 고객사의 자녀나 지인을 인턴 또는 정직원으로 채용해 준 대가로 사업상 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사례로 한국의 국책은행과 공기업을 익명으로 거론했다.
바클레이스는 한국 국책은행 임직원들의 지인이나 친인척을 정직원 또는 인턴으로 채용시켜줬고 그 대가로 이 은행의 2009년 외화 채권(15억 달러) 발행 주관사로 선정돼 115만 달러의 수수료를 챙겼다. 그해 1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채권을 발행한 곳은 한국수출입은행 한 곳뿐이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 측은 “정황상 우리 기관이 연루됐다는 의심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시 임원들이 대부분 퇴직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