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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시험 없어요” 전문 직업인 대접받는 北 택시 기사들 [송홍근 기자의 언박싱 평양]

입력 | 2019-11-11 14:00:00


“마사지 받는다고 생각하시라우.”

나진에서 청진으로 가는 도로 위로 미니밴이 달립니다. 몸은 요동치고 머리가 천장에 부딪힙니다. 도로 상태가 열악하기 그지없습니다. 창밖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민둥산이 보입니다. 청신 시내 도로에서는 자동차와 소달구지가 함께 달립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들도 보입니다.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가 촬영한 영상 속 모습입니다.

‘언박싱평양’ 5화 주제는 ‘북한의 도로와 교통’입니다. 평양, 나진, 청진 도로를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보며 청년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평양의 도로는 지방과 달리 잘 닦여져 있습니다. 벤츠를 비롯한 수입차도 눈에 띕니다. 일본제 중고차가 많습니다. 평양의 널찍한 도로와 나진, 청진의 울퉁불퉁한 도로가 북한의 오늘은 웅변하는 듯합니다.

김정은 체제 안위를 보장하는 통치 기반은 인민 대중의 지지가 아니라 소수 엘리트와의 공생·공존을 통한 실리적 동맹(Mutually Beneficial Coalition)입니다. 소수 엘리트 집단이 거주하는 평양 도로의 모습은 과거에는 없던 신호등이 생길 만큼 일신했습니다.

평양 시내를 달리는 택시들. 사진 해외 독자 제공

북한의 등록 차량 대수는 30만 대 수준. 한국의 2300만 대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습니다만 북한 경제가 개선되면서 운수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터라 자동차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군부가 소유한 고려항공이 평양에서 택시 사업을 벌입니다. 택시회사 8개가 평양에서 경쟁합니다. 북한에서 조립한 ‘휘파람’ ‘뻐꾸기’와 중국산 ‘쯔더우 D2’ ‘북기은상 CK 미니밴’ ‘북기은상 캔버 600’ 등이 택시로 사용됩니다.

탈북민에게 “운전면허시험은 어떻게 봐요”라고 물으면 “운전면허시험 없어요”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북한에도 운전면허증 제도가 있기는 하나 도제식으로 운전 기술을 배웁니다. 운전 능력을 갖추면 전문 직업인 대접을 받습니다.

유튜브에서 ‘언박싱평양’을 검색하면 1~4화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