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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만 있는 항공 규제 완화해야”…항공산업 위기 대응·경쟁력 강화방안 국회토론회 개최

입력 | 2019-11-11 11:33:00

항공협회, 국회서 정책토론회 열어
일본 수출규제·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로 항공업계 위기
국내에만 존재하는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 절실
미국·유럽이 겪은 시장재편처럼 국내 항공사 구조재편 필요성 제기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에 과감한 지원과 구조적 변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항공협회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및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윤관석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비롯해 박홍근, 안호영, 조응천 등 국토교통위 소속 국회의원 8명이 주최했다.

이번 정책토론회에서는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총괄본부장과 김병재 상명대 교수가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좌장 역할을 맡은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와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 김기대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장, 장호상 한국공항공사 본부장, 송기한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 등 항공 분야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와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등 국내 항공사 대표들도 참석해 토론회를 경청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피해를 입은 국내 항공업계의 위기상황을 진단했다. 또한 국내 항공 산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내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총괄본부장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피해와 정책지원방향’을 발표했다. 김광옥 총괄본부장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지난달 기준 일본 노선 여행객이 전년 대비 43%가량 감소했다”며 “이로 인해 국제선 매출 피해가 연간 약 78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르스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항공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 총괄본부장은 ▲항공유 관세 한시적 면제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항공기 투자 세액 공제 ▲항공기 도입 시 정부 보증지원 등을 지원 정책으로 제안했다.

김병재 상명대 교수는 ‘항공운송산업의 지속가능 발전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병재 교수는 “국내 항공업계는 규제 개혁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항공기 취득세 및 재산세, 항공기 부품 관세 등 국내에만 있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 글로벌 공정 경쟁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MRO 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통해 항공 산업 지속성장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지난 2016년 이후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해운 산업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항공 산업 위기를 발판삼아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정부 정책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정토론에서는 다양한 정책적 의견이 공유됐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항공사간 인수합병과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한 미국 및 EU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 항공업계 위기가 구조적인 부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79개 주요 국가의 1인당 GDP, 각 국가의 복수 대형항공사 및 저비용항공사 운항 여부에 관한 자료 분석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황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항공자유화로 촉발된 항공사들의 난립과 과잉경쟁은 결국 ‘메가캐리어(Mega-Carrier) 체제’로의 변화로 이어졌다”며 “회사 생존을 위해 규모의 경제 실현을 목적으로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9개 항공사가 경쟁 중인 대한민국도 이처럼 구조조정의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항공업계 관계자들도 위기가 항공 산업 생존과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업계 트렌드가 자국 항공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도 이처럼 운임 규제와 과도한 과징금 규제 등을 탈피해 글로벌 기준에 맞게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적 항공사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공정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윤관석 국토교통위운회 간사는 “현재 국내 항공 산업의 위기는 대외 변수와 구조적 문제, 정책적 문제, 규제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토론회가 국내 항공 산업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내고 이를 토대로 항공 산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한 합리적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