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시작부터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워 국가를 정상화했고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사회 전 영역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렵더라도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1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2년 반은 넘어서야 할 과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전환의 시간이었다”며 “국민이 변화를 확실히 체감할 때까지 일관성을 갖고 혁신·포용·공정·평화의 길을 흔들림 없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9일로 임기 반환점을 돈 가운데 집권 후반기 첫 공식 회의에서 기존 국정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4주만에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먼저 앞선 절반의 임기를 되짚었다. “전환의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도 많았고 입법이 늦어지는 일도 자주 있었다. 국민들께 드린 불편함이나 고통도 있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적폐청산과 소득주도 성장 등 집권 전반기 주요 정책들에 대한 비판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혁신과 포용, 공정, 평화 등 4대 국정기조 가운데 혁신성장을 후반기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혁신은 우리의 미래를 창출하는 것이다. 더욱 속도를 내 경제 전반의 역동성을 살리는 확실한 변화를 일궈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에 대해선 “아직 결과를 장담하거나 낙관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절반의 시간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국민들께 더 낮고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야당에선 집권 전반기 평가를 두고 ‘자화자찬’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요 기업들의 마이너스 실적, 수출과 좋은 일자리 감소, 무장해제 안보와 고립 외교, 대통령 한마디에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 등으로 국정 전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