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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상징 숫자 ‘9988’ 아닌 ‘9983’…국제 기준 통계 나왔다

입력 | 2019-11-12 15:35:00


동아일보 DB

그동안 중소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상징하던 숫자 ‘9988’이 앞으로 ‘9983’으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9988은 중소기업이 국내 전체 기업의 99%이며, 종사자의 88% 가량이 중소기업을 다닌다는 뜻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즐겨쓰는 건배사다. 하지만 12일 중기부가 국제 기준에 맞춰 통계를 다시 산출한 결과 그동안 88~89% 내외였던 중소기업 종사자 비율이 82.9%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이날 기업 단위로 집계한 중소기업 기본통계를 처음 공개했다. 중소기업 기본통계는 국내 중소기업 현황에 대한 기초 자료로 주요 경제 정책을 세울 때 활용된다. 그동안 물리적인 사업장이 있는 사업체를 기준으로 집계하다보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예컨대 한 개의 기업도 본사, 지사, 공장, 영업소 등이 따로 있으면 여러 개 사업체로 계산됐다. 인터넷쇼핑몰 판매업자나 부동산임대업자, 프리랜서 등 사업장이 없는 사업체는 아예 집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대다수가 기업 단위로 중소기업을 집계하다보니 국가 간 정확한 비교도 불가능했다.

중기부가 기업 단위로 통계를 다시 집계해보니 2017년 중소기업은 630만 개로 기존 사업체 기준(372만 개)보다 크게 늘었다. 그동안 누락됐던 사업장 없는 사업체가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9.9%로 전과 동일했다.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1599만 명으로 기존 사업체 기준(1553만 명)보다 소폭 늘었지만 전체 기업 종사자 대비 비율은 89.8%에서 82.9%로 오히려 줄었다.

정연호 중기부 통계분석과장은 “지금까지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던 대기업 지사, 영업소 등이 새 통계에서는 대기업으로 분류되면서 대기업의 종사자 수가 늘면서 중소기업 종사자 비율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앞으로 중소기업 기본통계를 기업 단위로 집계해 발표할 방침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