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대표팀 김광현. 스포츠동아DB
5년 전의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했다. 김광현(31·SK 와이번스)이 대만 앞에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김광현은 12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과의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날 김광현의 등판은 ‘설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는 5년 전인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대만을 상대로 5.2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다행히 당시 한국은 역전에 성공, 금메달을 따냈지만 대만전 부진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무대를 프리미어12로 옮겨 남다른 각오로 5년 만에 설욕에 나섰으나 제구력 난조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7㎞까지 나왔지만, 컨트롤에서 문제를 보이며 무려 8안타를 맞았다. 특히 하위타선에 집중 공략을 당했다. 9번타자 가오위지에에게는 2회 1타점 적시 2루타, 4회에도 중전안타를 내줬다.
2회에 이어 4회에도 추가점을 내주고 계속된 위기에 몰리자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은 결국 1사 1·2루, 두 명의 주자를 남겨둔 채 강판됐고 다행히 다음 투수 하재훈이 추가 점수를 내주지 않으면서 3실점으로 이날 투구를 마쳤다.
5년 전의 김광현은 지금의 김광현과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는 점이다. 당시 김광현은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노렸으나 저평가된 가격으로 인해 꿈을 접었다.
현재도 김광현은 빅리그 진출을 바라고 있다. 이날 조조마린스타디움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제법 모여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봤다.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김광현은 그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덩달아 팀의 위기도 자초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대만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