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회고록 ‘외람된 말씀이지만’ 출간 트럼프, “북한이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게 만들라” 주문 중국엔 ‘북한 주민 집단 탈출’ 러시아는 ‘국제적 왕따’가 협상 카드
사진=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자신의 회고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북한과의 협상에서 의도적인 ‘미치광이 전략’을 구사했다고 밝혔다.
12일(현지 시간) 출간된 헤일리 전 대사의 회고록 ‘외람된 말씀이지만(With all due respect)’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북한에게 전하게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으로 하여금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하게 만들라”고 말했다고 했다.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벌였던 설전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철저히 기획된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 ‘완전 파괴’ 등의 표현을 쓰며 한반도의 긴장을 끌어올렸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저서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적인 발언이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나로서는 실제로 도움이 됐다”며 “이를 토대로 중국에 공포를 주입하는 한편 한반도 위기를 피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겠다고 접근하는 방식으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의 협상 기술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말하는 ‘미치광이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북한의 인권 실상도 폭로했다. 그는 저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초반 6년 동안 처형한 숫자가 300명이 훨씬 넘는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체제 비판을 하거나 금지된 책이나 언론을 볼 경우 강제 수용소로 보내 고문을 하거나 굶겨 죽이고, 또 죽을 때까지 노동을 시킨다”며 “유엔은 수십만 명이 김정은 독재체제의 수용소에서 죽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