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스캔들 폭로 진원지 지목… 174명 직원 120명으로 줄이기로 트럼프의 ‘경고 메시지’ 해석에 백악관 “조직효율성 높이려는 것” 하원 13일부터 탄핵 증인 청문회 TV로 생중계 예정… 큰 파장 일 듯 ‘메모광’ 볼턴 출석 여부 최대 관심
○ 탄핵 조사 견제하려 NSC 축소
11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NSC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174명인 직원 수를 120명 선까지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부서 가운데 전략기획, 신기술 담당 등 최소 2곳이 없어진다. 국제경제 담당 부서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로 합쳐질 것으로 알려졌다. NSC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공무원들도 향후 두 달간 원소속 부처로 복귀할 예정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은 탄핵 조사를 촉발시킨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9월 “트럼프 대통령이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수사를 압박했다”고 주장한 최초의 내부 고발자는 NSC에서 파견 근무를 했던 정보 요원으로 추정된다. NSC에서 유럽안보 담당관으로 일했던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은 지난달 말 하원 증언에서 “백악관이 공개한 두 정상의 통화 녹취록에 빠진 부분이 있다”는 폭탄 증언도 내놨다. 일련의 사건으로 NSC에 강한 불신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조직 축소라는 극약 처방으로 경고를 보내는 한편 탄핵 조사에 정보 유출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12월 중순 탄핵소추안 표결
하원은 13일부터 탄핵 조사의 주요 증인을 불러 공개 청문회를 실시한다. 11월에는 탄핵 조사 공개 청문회를 진행하고 이르면 다음 달 셋째 주에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 첫날에는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와 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 대행이 증언한다. 15일에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가 직접 나선다.
세 사람 모두 앞서 열린 비공개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켄트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가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경질하는 데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테일러 대사 대행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에 대가성이 있었다고 시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줬다.
볼턴 전 보좌관의 공개 청문회 출석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볼턴의 변호사인 찰스 쿠퍼는 8일 하원의 출석 요구에 “(볼턴이)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에는 증언대에 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측은 법원에 하원의 소환장에 응해 공개 증언을 해야 할지 결정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메모광’으로 알려진 볼턴의 업무 습관도 트럼프 대통령을 두렵게 하는 요인이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11일 볼턴과 함께 많은 회의에 참석한 익명의 소식통은 “볼턴은 모든 회의에서 광적으로 메모를 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은 볼턴 메모의 파장을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