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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풀려 日취업 길 활짝 열렸으면…”

입력 | 2019-11-13 03:00:00

두달만에 열린 해외 취업박람회… 日 65곳 등 해외기업 100곳 참가
취준생들, 정보찾아 지방서도 상경




12일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일자리 대전’을 찾은 일본 기업 취업준비생들이 이력서 작성과 면접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이날 약 700명의 일본 기업 구직자가 행사장을 찾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지방에서 먼 걸음을 했는데 박람회가 예정대로 열린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일자리 대전(大展)’ 현장을 찾은 김모 씨(23)가 말했다. 광주에서 일본 기업 취업을 준비한다는 김 씨는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이날 KTX를 타고 행사장을 찾았다. 김 씨는 올 8월 광주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주최 ‘해외 취업전략 설명회’는 가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여파로 일본 취업 관련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지방이라 해외 취업정보를 얻기도 어려운데 당시 일본 정보가 없어서 더 막막했다”며 “오늘은 답답해서 대학 수업도 빠지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고용부가 13일까지 여는 해외 취업박람회인 ‘일자리 대전’에는 일본 기업 65개사를 비롯해 외국 기업 100곳이 참가했다. 당초 9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한일관계가 악화되자 정부가 행사 자체를 전면 재검토한다면서 두 달을 미뤘다. 그 결과 일본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기업 위주이던 참가 기업이 미국 유럽 중국 등으로 다변화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KOTRA에 따르면 일본 기업 비중(65%)은 예년과 비슷하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700여 명의 일본 취업 준비생은 “일본 취업 정보를 얻을 길이 열려 다행”이라면서도 악화된 한일관계가 나아지지 않아 일본 취업 길이 더 어려워질까 봐 불안해했다. 이날 일본 기업 7곳과 면접을 보게 됐다는 강모 씨(24·여)는 “박람회에서 해외 취업 정보와 일자리를 얻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박람회가 취소되면 일본에 가서 구직활동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일본 항공사에 취직하고 싶다는 김모 씨(25·여)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항공노선이 줄어 한국인을 뽑을지 모르겠다”며 “국내 일자리 사정이 어려워 일본으로 눈을 돌렸는데 정부가 좀 더 관련 정보를 제공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장 한쪽에서 열린 ‘일본 취업 전략 설명회’에는 일본 기업에 취업한 ‘멘토’의 강의를 들으려고 구직자 약 140명이 몰렸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