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미국과 한국의 경기가 열린 도쿄돔. 사진제공|WBSC 페이스북
개최국 일본의 배를 불리기 위한 대회라는 조롱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슈퍼라운드가 한창인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의 열기는 예상만큼 뜨겁지 않다.
프리미어12에는 메이저리그(ML)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가 참여할 수 없다.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스타’가 없다는 의미다. 자연히 개최국 경기 정도를 제외하면 관심이 뜸하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예선 C조 경기 중 한국전을 제외하면 1000명을 넘기기도 어려웠던 이유다.
이는 슈퍼라운드 개최국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일본 경기의 열기도 뜨겁지 않다. 12일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일본전의 관중은 2만7827명이었다. 전체 4만5000석의 61.8%에 불과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일본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3만 명 이하의 관중이 입장한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현지 팬들이 큰 관심을 둘 이유가 없는 한국-대만전(4056명), 한국-미국전(3012명)은 더욱 심각했다.
흥행 참패를 스타 부재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도무지 국제대회라고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졸속 행정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12일 대만전에서 김현수는 경기 도중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KBO리그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이유는 심판이 투수 문경찬의 로진 교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2년 포함 프로 14년차인 김현수도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밖에도 명백한 비디오 판독의 오독 문제나, 발목 부상을 당한 선수가 앰뷸런스가 없는 탓에 부축을 받아 나가는 장면 등 국제대회라고 믿기 힘든 장면이 여럿 나왔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