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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토크쇼 J’, 그들만의 토크[현장에서/정성택]

입력 | 2019-11-14 03:00:00


지난해 6월 방송을 시작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KBS 화면 캡처

정성택 문화부 기자

KBS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에 대해 미디어 비평을 빌미로 친정부 성향의 주장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13일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과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정책센터가 올해 방송분(1월 6일∼10월 13일 총 38회분)을 분석한 결과는 그 같은 면모의 일단을 보여준다.

우선 언급한 횟수가 가장 많은 인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271회)이다. ‘저널리즘…’은 10월 20일 방송까지 포함하면 올해 조 전 장관 관련 이슈만 총 7번 편성했다. 제목은 ‘의혹은 난무, 검증은 실종된 조국 후보자 보도’ ‘조국 사태 두 달, 언론이 논란을 끌고 가는 방법’ ‘검찰 개혁 촛불 민심, 언론은 무엇을 놓쳤나’ 등이다. 해당 방송 내용은 대개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조사와 의혹 보도를 비판하는 것이었다. 10월 13일 방송(‘하나의 증언, 인식의 간극…유시민 vs KBS’)에서는 한 패널이 “100개 언론사가 있었다면 제가 느끼기에 90개 이상의 언론사가 검찰한테 숙제 받듯 ‘맞습니까’라고 확인하는 과정을 너무 비슷하게 겪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 관련 내용 외에도 정부 정책을 비판한 언론 보도를 정부와 비슷한 입장에서 해명하는 취지의 방송이 5건이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결정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 등 외교 정책과 성장률 하락을 포함해 경제 정책의 문제를 비판한 보도들이 대상이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투기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를 다룬 방송도 각각 2건, 1건이었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139회로 가장 많이 언급했고 그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101회), 박근혜 전 대통령(90회) 순이다. 이번 분석에선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소통 대통령’처럼 칭찬 위주의 내용이 많은 반면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발언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를테면 7월 28일 방송된 ‘경제위기 실제인가, 언론의 프레임인가’편에서는 한 패널이 “‘건설 투자가 2분기에도 마이너스 될 가능성이 있다’, 이건 어떻게 보면 박근혜 정부의 인위적인, 무리한 건설 경기 부양의 후유증인 거죠”라고 말했다.

‘저널리즘…’은 잘못된 언론의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만든 프로그램이다. 미디어 비평을 토크쇼라는 형식을 빌려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하지만 형식이 토크쇼라고 해서 내용의 엄밀함까지 쇼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잘못을 지적하려면 치밀하게 취재하고 전문적인 잣대로 엄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또 같은 편만 참여시키는, 일방적인 패널 구성도 고쳐야 한다. 그래야 ‘그들만의 미디어 비평’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정성택 문화부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