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팔달구 본수원갈비의 ‘생갈비’. 석창인 씨 제공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수원왕갈비와 정조의 화성 축조는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정조는 신도시 완성을 위해 전국의 양반들을 설득해 이주시킨 뒤 그 자제들에게 별시를 시행해 벼슬을 나눠 줬습니다. 그런데 일반 백성들의 이주가 문제였습니다. 화성을 축조하고 둔전을 꾸려 가려면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 그 유인책으로 소를 한 마리씩 빌려주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3년 거치 송아지 상환’이라는 백성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걸었으니, 자연스럽게 우시장이 형성됐겠지요. 우시장 주변에는 쇠고기를 넣은 국밥 식당들이 생겼을 것이고, 광복 후 ‘화춘옥’이라는 식당이 갈비에 양념을 발라 구워 팔면서 수원갈비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와 현재 직장이 있는 곳은 수원시 우만동입니다. 우만(牛滿), 소가 가득한 동네라는 뜻이니 우시장에서 거래되기 전까지 이곳에서 풀을 뜯어 먹이면서 기다렸다는 말도 되겠지요.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시 농촌진흥청과 경기도청이 있는 수원을 매년 두어 차례 방문했는데, 이때 화춘옥에서 갈비로 식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수원 인근에는 골프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마이카 시대까지 도래하면서 서울에서 나들이 삼아 수원갈비를 먹으러 오니 자연스레 전국적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s2118704@naver.com
○ 본수원갈비=경기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223번길 41. 양념갈비 4만3000원, 생갈비 4만6000원
○ 신라갈비=경기 수원시 영통구 동수원로 538. 양념갈비 4만3000원, 생갈비 4만7000원
○ 삼부자갈비(경희대점)=경기 용인시 기흥구 덕영대로 1811-2. 양념갈비 4만3000원, 생갈비 4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