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되면 대박"…대기 수요 기대심리 '매매' 대신 '전세'
상한제 극약 처방에도, 집값 추가 상승 학습 효과 '팽배'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정 이후 상반기까지 안정세를 보인 서울 전세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하고,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 6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이다 지난 7월1일 0.01%, 8월5일 0.04%, 지난달 28일 0.10%로 상승폭을 점점 키우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로또 청약’ 대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당분간 전셋값이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라는 극약을 처방했지만, 주택시장에선 오히려 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이 팽배하다. 앞선 규제들이 오히려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이른바 ‘학습 효과’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가 나오면 입주 후 큰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기존 전셋집에 살면서 청약에 나설 대기 수요가 많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 9월 13억원 선에서 거래되던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최근 14~15억원까지 올랐다. 평소에도 학군 수요가 많은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 전셋값은 최근 6억원을 기록했다. 전세시장 안정세를 보인 상반기(지난 3월) 4억1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상승했다.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과 정시확대, 특목고·자사고 폐지안 등 교육 정책이 맞물리면서 강남 8학군 지역의 전세 수요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지역 선정 이후 자사고·특목고 폐지와 정시 확대 발표로 강남 8학군에 대한 학부모들의 전세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로또 청약 대기 수요와 강남 8학군에 대한 학부모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에선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이후 로또 청약 기대 심리가 올라가면서 서울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또 청약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면서 전셋값 상승에 불을 지핀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로또 청약을 기대하는 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권 교수는 “서울 주택시장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아 당장 분양가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일시적인 효과가 불과하다”며 “공급 부족과 로또 청약에 따른 전세 수요 증가로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