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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가 고장났어요”…수험생에게 시계 빌려준 경찰

입력 | 2019-11-14 12:22:00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 14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원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들이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News1

“시계가 고장났어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충북 청주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한 수험생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시험을 위해 미리 준비했던 아날로그 손목시계가 고장 난 것. 이 수험생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날로그 시계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없었다.

이 모습을 멀리서 발견한 청주청원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 송완호 경위는 수험생에 다가가 사연을 물었다.

수험생의 시계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송 경위는 자신이 차고 있던 시계를 선뜻 내줬다.

3년 전 아내에게 선물 받은 시계였다.

송 경위는 “입실 마감시간이 임박했는데 한 수험생이 시계 고장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며 “의경들은 전부 전자시계만 착용하고 있어서 제가 차고 있던 시계를 풀어 학생에게 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3~4년 전 아내에게 선물 받은 시계였다”며 “시험이 끝나면 돌려받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충북에서는 10여건의 수험생 수송 작전이 이뤄졌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7분쯤 KTX오송역에서 한 수험생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대전에서 세종으로 시험을 보러 가던 중 버스에서 깜빡 졸아 오송역까지 와버렸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15분 만에 수험생을 세종시 시험장으로 안전하게 수송했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 14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원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들이 선생님과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News1

충주에서는 한 경찰이 개인 차량을 이용해 수험생을 수송했고 수험표나 도시락을 찾아준 사례도 잇따랐다.

이날 충북경찰청 상황실에는 모두 16건의 수능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교통편의제공 14건, 수험표 찾아주기 2건 등이었다.

경찰은 경찰관 443명과 자원봉사자 122명, 순찰차 등 장비 116대를 동원해 도내 10개 시·군 32개 시험장 안전과 원활한 교통소통을 도왔다.

이날 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충북 4개 시험지구 32개 시험장 598개 시험실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충북 응시생은 재학생 1만1107명, 졸업 2571명, 검정고시 286명 등 모두 1만3964명이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