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크리켓필드에서 훈련중인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단. 사진제공|KFA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4일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11월 19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양국의 대결은 2013년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 이후 6년 만으로 역대 전적은 1승4패로 우리가 열세다.
통산 11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이 지난해 하반기 벤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이후 성사된 최고의 매치 업이라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가 쏠린다.
월드컵을 5회 제패한 브라질과 첫 접촉이 이뤄진 건 지난 연말이었다. 수년 전부터 교감은 해왔으나 실제 협상으론 이어지지 못했다. 영국 에이전시와 “연간 10차례 이상 전 세계를 돌며 프로모션 매치를 펼친다”는 계약을 맺은 브라질은 그간 지구촌 투어를 꾸준히 진행했다.
그런데 11월이 고민이었다. 오랜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16일 남미 최강전을 갖기로 한 가운데 브라질은 한 경기가 더 필요했다. 중동을 중심으로 수많은 국가들이 러브 콜을 보냈다. 그렇다고 아무하고나 경기할 수 없는 노릇. 브라질도 명분이 필요했다. 자신들도 득이 돼야 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월드컵 단골손님인 한국에 협상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협회의 ‘국제 통’ 전한진 사무총장은 “올해 상반기부터 (에이전시의 방향이) 우리로 거의 쏠린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큰 틀의 합의는 마쳤지만 고민은 계속됐다. 장소다. 협회는 홈경기를 원했다. 축구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레바논과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원정 4차전(14일·베이루트)을 마친 태극전사들의 이동이다. 대표팀 이원화 등도 고민했지만 ‘반쪽짜리’ 경기는 무의미했다.
리야드, 베이루트와 가까운 아부다비로 조율을 끝낸 뒤 협회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대개의 평가전은 대전료, 항공 및 체류비를 조건으로 상대를 초청해 이뤄지는데 이번 경기는 달랐다. 브라질은 통 큰 양보를 했다. 국내 중계권이다. 경기장 A보드와 입장수익, 해외 중계권 등은 자신들이 챙기는 조건이었다.
그래도 대단한 성과였다. 현대축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중계권이다. 방송 관계자는 이 경기에서 협회에 돌아갈 수익을 15억 원으로 전망한다. A매치 중계권 규모는 상대, 중계시간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뉘는데 브라질전은 A레벨에 포함된다. 원정 2연전을 위한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도 충분히 남는다.
소득은 또 있다. 태극전사들의 경쟁력 확인이다. 세계 정상권과 겨루면서 국제 경험치도 크게 오를 수 있다. 협회의 성공적인 마케팅부터 대표팀의 실력 향상까지 이래저래 많은 걸 얻을 브라질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