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상가 투자 성공하려면
김종율아카데미 원장
그렇다면 신도시 상가를 분양받으면 다 손해를 보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한 부동산학 박사는 “경매는 썩은 사과 사이에서 성한 사과를 고르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신도시 상가야말로 이 표현이 가장 잘 들어맞는 곳이다. 신도시 상가는 100개 중 80개 정도는 썩은 사과라 해도 무방하다. 상위 20% 이내의 물건을 골라내는 게 관건이다.
신도시의 특징은 모두 도시계획에 의해 조성됐다는 점이다. 서울 도심 상권은 일제강점기부터 사람이 오가고, 거마가 오가며 동선이 형성돼 자연스레 상권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신도시 상가는 도시계획에 의해 만들어졌으니 이 계획만 잘 이해하고 원리에 입각해 썩은 사과는 버리고 성한 사과만 골라 담으면 된다.
이 같은 입지의 상가에 투자한다면 주거지에서 선호하는 자리를 골라야 한다. 더 깊이 들어가자면 이들 업종이 선호하는 면적과 매출, 지급 가능한 임대료 수준까지 파악하면 더 좋다. 저렴하게 분양 물건이 나온다 해도 이들이 기피하는 입지는 피해야 한다.
이들 업종이 선호하는 입지는 바로 전면지다. 작은 지도상 빨간색 실선으로 표시한 곳이 전면이고, 파란색 실선으로 표시한 곳이 후면지이다. 상가 분양사무실 같은 곳에 방문해 보면 후면지는 전면지에 유명 프랜차이즈가 입점을 끝내고 나면 신규 프랜차이즈가 들어온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전면에 ‘○○떡볶이’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가 들어선 후 신규 프랜차이즈인 ‘○○쥬스’가 생긴다면 이들은 전면에 빈자리가 없으니 후면으로 입점한다는 논리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는 틀린 이야기다. 신규 프랜차이즈는 전면지에 권리금을 주고라도 입점하면 했지 절대로 후면으로 입점하지 않는다. 설령 임대료가 싸더라도 말이다. 이유는 이 상권에 하나 들어가는 프랜차이즈점인데 후면으로 입점해 버리면 인근의 아파트 단지 외에는 해당 입지에 어떠한 업종이 입점해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당 상권에 하나 들어가는 프랜차이즈는 후면 자리를 기피한다. 빵집도 마트도 은행도 병원도 유명 학원도 모두 기피한다.
후면지 상가의 분양가가 저렴해 전면을 분양받는 금액에 조금 보태 후면에 2개를 받으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전면 상가 대비 후면 상가는 분양가가 20∼25% 낮은 편이다. 성숙기가 되면 후면지의 임대료는 전면지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신도시 상가는 유효수요를 보면 어디가 주동선이고 사야 할 곳인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