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생, 中유학생과 대치뒤 삼삼오오 돌아가며 게시판 지켜 다른 대학서도 훼손 놓고 마찰
홍콩 민주화 시위가 유혈 사태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인 대학생과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훼손하는 일이 잇따르자 이를 막기 위해 한국인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자보 앞을 지키는 일까지 벌어졌다.
서울 성동구의 한양대 학생들은 14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서너 명씩 돌아가면서 인문과학관 앞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지켰다.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대만 국적의 유학생도 대자보를 지키는 활동에 참여했다. 한양대 학생들은 앞으로 일주일가량 대자보 앞을 계속 지키기로 했다.
이처럼 한양대 학생들이 대자보 앞을 지키게 된 것은 전날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면서 ‘하나의 중국, 분할은 용납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를 적은 종이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등을 대자보 위에 붙이면서 한국인 학생들과 충돌을 빚었기 때문이다. 14일에도 한 중국인 유학생이 대자보 앞을 지키는 한국인 학생들에게 욕설을 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인 학생들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몰려오면서 20여 명이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이날 인문과학관 근처에 홍콩 시위에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윤다빈 empty@donga.com·신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