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훈련조정” 반나절만에 담화… “美 도발땐 충격적 응징” 위협도
北 김명길 “美와 마주앉을 용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담화를 통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며 “우리의 요구사항들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들이 선행돼야 하는지 명백히 밝힌 만큼 이제는 미국 측이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고 했다. 그는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은 제3국을 통하여 조미 쌍방이 12월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도 했다. 다음 달 협상 제안을 받아놓은 상황에서 협상 재개를 위한 타협점 찾기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정세 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에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 해결은 가망이 없다”면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 철회를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재차 강조했다. ‘종전선언’ ‘연락사무소’를 꼭 집어 부차적 문제로 간주한 것은 결국 협상 재개를 놓고 제재 해제 같은 ‘몸통’을 내놓으라는 압박으로 읽힌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