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사격에도 도주… 죽겠다는 말도 귀순의사 진정성 없다 판단해 추방” 여야 “북송과정 적절했나” 질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 선원 강제추방 관련 긴급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통일부는 15일 국회에 제출한 ‘흉악범죄 북한 주민 추방 관련 보고’를 통해 “범인(북송된 북한 주민 등)들은 범행 후 선박 내부를 청소하고, 시체와 범행 도구를 해상 유기한 데 이어 페인트 덧칠로 선박 번호 변경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페인트로 배에 적힌 고유 숫자 등을 고치거나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이어 “(북송된 2명은) 20대 초반의 다부진 체격의 보유자로, 1명은 정권(正拳) 수련으로 신체 단련을 했고 1명은 절도죄로 교양소에 수감된 전력을 확인했다”고 했다.
또 살해된 선원들은 대부분 ‘노력 동원’돼 선상 경험이 없는 노동자들인 반면 공범 3인은 기관장, 갑판장 등으로 선원 생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북송된 주민이 영양실조에 허약 체질이고, 초보 어부라 진범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을 정부가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선 정부 북송 과정의 적절성에 대한 지적과 함께 정책적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관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의견은 제시할 수 있지만 북송 조치라는 행정 처분까지 결정할 수 있나”라면서 “안보실이 독자적인 행정관청으로 행정행위를 할 수 있는지 법률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흉악범이 국내에 남으면 위협이 될 수 있어) 북송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자꾸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국론 분열이 일어나고 있지 않나”라고 질책했다. 이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귀순 의사의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아 추방 조치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