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 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눈
물을 줍고 있었고
뒤에 있던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
산이 말했네
어서 가보게, 그대의 집으로…
기쁨과 슬픔이 사는 곳을, 우리는 바라본다. 아무래도 그림 같고, 어떻게든 눈이 부셔서 작은 오두막을 눈여겨본다. 우리 사는 곳처럼 메마르지 않았을 것이고, 운이 좋으면 기쁨을 만날 수 있으니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서성거렸다. 힐끔거렸다. 그랬더니 더 큰 산이 말했다. 너 자신의 집으로 어서 가라고.
이것이 여행의 스토리이고, 그 끝에 선 각자는 저마다의 상상에 빠진다. 기쁨과 슬픔이 사는 오두막은 나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잡히지 않는 파랑새와도 같다. 혹은 현실이 싫어 찾은 도피처 같은 곳이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전쟁 같은 현실로 돌아간다. 힘겹기에 사랑하고 사랑해서 힘겨운 집으로 돌아간다. 단, 이것은 내 여백의 이야기이다. 당신에게는 당신만의 여백이 존재하는 법. 지금 이 시는 당신의 슬픔과 기쁨과 집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민애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