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B마트 연내 서울 전역 서비스”
13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만난 김봉진 대표는 “배달의민족이 냉장고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대표(43)가 13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본보와 만나 내년 주력 사업으로 ‘B마트’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1, 2인 가구를 겨냥해 이마트(SSG), 쿠팡프레시도 하지 못했던 ‘식료품 바로 배달’을 하겠다는 것이다. B마트에선 감자 한 알, 자반고등어 한 마리, 생수 한 통도 바로 집까지 배달시킬 수 있다.
○ 일주일 치 장 봐서 냉장고 넣어두던 시대는 끝
아내와 세 아이를 둔 가장인 김 대표는 한국의 가족 구도가 변해가는 것을 눈여겨봐 왔다. 그는 “우리 때만 해도 주말이면 차를 몰고 대형마트에 가서 일주일 치 장을 봐 냉장고에 넣고 뿌듯해하던 문화가 있었다. 저녁도 아버지 퇴근 시간에 맞춰 온 가족이 둘러앉아 차려 먹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일하는 부부 따로, 학원 간 아이 따로 밖에서 먹는다. 큰 냉장고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구’ 단위마다 도심형 미래 창고를 지었다. 그는 “B마트는 창고에서 지름 3km짜리 원 안에 들어오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박스 단위로 배송 트럭에 실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친환경 비닐봉지에 소량을 담아 이륜차로 배달하기 때문에 한시간 안에 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30분 단위로 ‘나중에 배달’을 선택할 수도 있다.
○ “사라질 것에 대한 배려, 다가올 것에 대한 준비”
우아한형제들은 창업 이래 매년 연 매출 70%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맏형 격인 김 대표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의장직도 맡고 있다. 지난달 말 검찰이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기소하자 페이스북에 “이번 일로 스타트업계는 많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남기기도 했다.
보름여가 지난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자 “사라질 것에 대한 배려, 다가올 것에 대한 준비”라는 말을 던졌다. 기존 시장의 생존권과 신산업으로의 흐름 모두를 염두에 둔 말이었다. “150만 명의 타다 이용자의 이익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으면 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기그 노동자들은 기존의 법적 지위로는 담을 수 없는 새로운 근로 형태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단순히 다른 노동자들과 같은 일반 노동자로 규정하는 것도, 지금처럼 법적 테두리 없이 방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원들이 요구하는 근무 유연성과 소비자들이 요청하는 배달원 범죄 이력 조회, 고용자가 요구하는 필수 안전교육 등을 모두 반영하는 새로운 법적 지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