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의 동생 조모 씨(52·전 웅동학원 사무국장·수감 중)가 웅동학원의 110억 원대 허위 소송과 교사 채용 비리 등의 혐의로 18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강제집행면탈, 배임수재, 업무방해,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 6가지 혐의로 이날 조 씨를 구속 기소했다. 조 씨를 포함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조 전 장관 일가는 5촌 조카 조범동 씨(37)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 등 3명으로 늘었다.
국회를 통해 공개된 조 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2006년 조 씨가 웅동학원을 상대로 낸 허위 공사대금 소송을 조 전 장관 부친과 조 씨가 공모한 ‘셀프 소송’으로 봤다. 당시 웅동학원 이사장이던 조 전 장관 부친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아들 조 씨가 대표인 건설사에게 미지급 공사대금 채권이 있는 것처럼 꾸며 허위 소송을 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조 씨의 건설사와 이 업체가 수행했다는 테니스장 공사를 각각 실체가 없거나 시공된적 없다고 판단했다. 조 전 장관 부친은 소송을 낸지 10일 뒤 이사회를 열어 아들 조 씨를 법원 및 부동산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장으로 임명했다. 이로 인해 조 씨는 웅동학원으로부터 51억7000만원 상당의 채권을 확보, 늘어난 이자를 포함해 총 110억 원의 부채를 웅동학원에 떠안긴 혐의(배임)가 적용됐다.
논란이 됐던 조 씨 부부 관계에 대해서 검찰은 ‘위장 이혼’이라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조 씨가 웅동학원 채권을 담보로 사업 자금을 빌린 뒤 갚지 못하자 부인에게 채권을 넘긴 뒤 실질적인 이혼 의사 없이 동거하면서 법적으로만 이혼 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 씨가 웅동중 사회과목 교사 지원자 2명으로부터 1억8000만 원을 받고 넘겨준 시험지를 모친 박모 웅동학원 이사장 집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빼냈다고 기재해 모자의 공범 여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시험지 출제 및 웅동학원 소송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관여 의혹이 제기된 조 전 장관의 이름은 공소장에 7번 나오지만 역시 공범으로는 기재되지 않았다.
공소장에는 조 씨가 올 8월 말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측근들에게 웅동학원 소송 자료 등을 파쇄 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와 교사채용 비리 공범에게 “언론플레이를 해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허위 확인서를 받은 혐의 등도 적시됐다.
검찰은 기소한 혐의 외에도 추가로 고소장이 접수된 2015년 부산의 한 건설업체 사장을 상대로 조 씨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알선해주겠다”며 수천만 원을 받아냈다는 의혹을 계속 수사하기로 했다.
김동혁기자 hack@donga.com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