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율 2011년 이후 최고… 반도체 부진-美中무역전쟁 영향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소폭개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3분기(7∼9월)까지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요 감소와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악재에 기업 실적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8일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금융업종 제외) 579개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이 기업들의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486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9%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 줄어든 82조2000억 원, 각종 비용을 빼고 남은 순이익은 45.4% 감소한 54조5000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같은 감소율은 연결재무제표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다.
상장사의 실적 악화에는 세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진이 이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57.14%, 84.91% 줄었다. 두 회사를 제외하면 코스피 상장사 매출액은 2.27%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율은 15.23%와 30.75%로 나타났다. 그만큼 두 회사의 부진이 전반적으로 국내 기업의 실적에 큰 타격을 줬다는 뜻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3분기 상장사들의 성적표가 2분기(4∼6월)보다는 좋아져 조만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3분기 상장사들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73% 늘어났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4.14%, 5.06% 증가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