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브라질전 황희찬 돌파력 기대 손흥민 집중견제 예상되는 상황서 챔스 리버풀전 같은 기량발휘 관심 브라질 이적료 총액 한국의 6.5배… 손흥민 빼면 거의 16배로 벌어져
19일 오후 10시 30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시작하는 한국과 브라질의 평가전은 39위와 3위라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보다 양국 선수들의 몸값에서 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한국 대표팀 23명의 이적료 총액은 1억3545만 유로(약 1745억 원)다. 세계 정상급 레벨의 손흥민(27·토트넘)이 8000만 유로(약 1031억 원), 그 다음이 팀 막내인 이강인(18·발렌시아)의 2000만 유로(약 258억 원)다. 반면 브라질 선수들의 몸값 총액은 8억8375만 유로(약 1조1387억 원)에 달한다. 한국의 6.5배다. 한국에서 손흥민을 빼면 그 차는 약 16배로 벌어진다.
브라질은 올해 7월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한 이후 치른 5경기(3무 2패)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9월 콜롬비아(10위)와 2-2 무승부를 기록하고 페루(19위)에 0-1로 진 데 이어 10월 세네갈(20위), 나이지리아(35위)와의 경기에서 모두 1-1로 비겼다. 이달 15일에는 남미의 맹주를 다투는 아르헨티나(9위)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하면서 자국 팬들의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자국에서 치렀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서 0-7의 치욕적인 패배를 안겼던 독일을 상대로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0으로 이겼다는 점도 브라질로서는 부담스럽다.
브라질은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었던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브라질의 수비수 헤낭 로지(21·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은 한국에서 가장 빠르고 중요한 선수다. 일대일 돌파와 골 결정력이 모두 좋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15일 북한, 이달 14일 레바논과의 방문경기에서 모두 득점 없이 비긴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벌써부터 경질설이 나돌 정도로 비판을 받고 있다.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화끈한 골 세리머니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손흥민을 집중 견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황희찬(23·잘츠부르크)이 공격의 활로를 뚫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달 3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통하는 피르힐 판데이크(28)를 제치고 골을 넣는 등 화려한 돌파력을 선보였다. 당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리버풀의 알리송 베케르(27)는 브라질의 주전 골키퍼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AS로마에서 뛰던 알리송은 지난해 여름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7250만 유로·약 933억 원)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1개월도 안 돼 잉글랜드의 첼시가 케파 아리사발라가(25·스페인)의 이적료로 8000만 유로를 지불하면서 깨졌지만 알리송이 세계 최정상급 골키퍼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개인 기량이 뛰어난 황희찬이 선발로 나선다면 브라질의 강한 압박을 뚫어내고 공격 루트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황희찬은 9월에 시작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스리랑카와의 안방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이원주 takeoff@donga.com·정윤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