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청 미세먼지 감시팀, 산업단지 오염물질 측정 현장
8일 무인기(드론) 한 대가 경기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 상공을 날고 있다. 안산=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질량분석기 등 대기질 분석장비를 갖춘 이동측정차량에서 드론이 가져온 배출가스에서 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농도를 나타내는 모니터 속 빨간색, 파란색 그래프가 순식간에 치솟았다. VOCs는 대기 중에서 햇빛(자외선)과 만나면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나 오존을 만들어낸다. “오늘 자일렌(휘발성유기화합물의 한 종류) 농도가 가장 높네요.” 박정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공학연구과장이 말했다.
미세먼지 감시팀이 생긴 뒤 올 10월까지 총 255곳의 사업장 중 배출 기준을 위반한 76곳을 적발했다. 박 과장은 “장비를 사용했을 때 적발률이 42%(64곳 중 27곳)로 활용하지 않았을 때의 26%(191곳 중 49곳)보다 더 높았다”고 말했다.
수도권대기환경청 직원이 사업장 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감시하기 위해 측정용 드론을 띄우고 있다. 뒤쪽에 대기질 분석장비를 갖춘 이동측정차량이 서 있다. 안산=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론과 이동측정차량을 이용하면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감시할 수 있다. 우선 측정용 드론으로는 지상 150m 이상의 높이에서 일곱 가지 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굴뚝에 올라가 대기오염물질을 포집해야 했기 때문에 시료 채취에만 3, 4시간 걸렸다. 안전문제 때문에 올라가지 못했던 높은 굴뚝도 드론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드론이 포집한 대기오염물질을 이동식측정차량의 장비와 연결하면 유해대기오염물질 60여 종을 ppt(1ppt는 1조분의 1 농도) 단위로 정량 분석할 수 있다. 이런 장비가 없을 때는 채취한 대기오염물질을 실험실에 가져가 분석하기 위해 약 1주일이 걸렸다.
이동측정차량에서 드론이 채취한 시료의 실시간 분석이 진행 중이다. 차량의 분석장비를 이용하면 유해대기오염물질 60여 종을 ppt(1조분의 1 농도) 단위로 분석할 수 있다. 안산=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환경부는 수도권 외 지역에도 드론과 이동측정차량을 확대 보급해 미세먼지 관리 시스템을 강화한다. 우선 올 연말까지 드론 28대와 이동측정차량 14대를 추가로 보급해 전국 지방환경청이 장비를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수도권환경청은 단속뿐 아니라 소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미세먼지 방지시설 교체 또는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대기배출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장 중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과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설치비용의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은 “오염물질을 불법 배출하는 사업장은 엄격하게 단속하는 한편 더 많은 사업장에 미세먼지 저감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