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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를 양상…‘간절한 브라질’을 마주하는 벤투의 선택은

입력 | 2019-11-19 07:03:00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현지시간) 오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예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19일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갖는다.2019.11.17/뉴스1 © News1


브라질은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펼쳐진 아르헨티나와의 대결에서 메시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무릎을 꿇었다. 라이벌에게 패했다는 자체도 아픈 결과였으나 근래의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내지 못한 타격이 더 컸다.

아르헨티나전 패배와 함께 브라질은 최근 A매치 5경기 전적이 3무2패가 됐다. 지난여름 자국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지금껏 승리가 없다. 큰 대회가 끝난 뒤 팀을 새롭게 정비하는 기간이라고는 하지만, 여론은 조금씩 악화되고 있다.

부진이 더 길어지면 안 되는 타이밍에서 한국을 만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브라질이 한국보다 앞서는 게 사실이지만 부담도 그들이 더 크다. 어떤 팀이든 부진의 터널 안에서는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게다 한국은, 전력의 강약을 떠나 근래 브라질이 겨루던 팀들과는 스타일이 다르다.

브라질의 측면 수비수 로디는 “이제는 승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전은 꼭 승리해야만 하는 경기”라고 말한 뒤 “아르헨티나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경기가 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경기 하루 전 공식회견에 참석한 삼파이오 수석코치 역시 “한국은 최근 우리가 만난 팀들과는 다른 전술, 다른 방식으로 연습해야한다”는 뜻을 전했다. 전력이 엇비슷한 팀들과 대결할 때와는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인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현재 벤투호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나가기 위한 1차 관문인 2차예선을 치르고 있다. 한국은 지난 14일 베이루트에서 겨룬 레바논을 비롯해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등과 함께 H조에 편성돼 있다.

모두 우리보다는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로, 한국이 점유율을 높인 채 경기를 지배하고 상대는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도모하는 양상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전은 전혀 다른 그림이 예상된다. 주도권을 쥐고 있는 쪽은 브라질일 공산이 크다.

경기 전날 공식회견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세계 최고의 팀과 하는 경기다. 월드컵 예선과는 다르게 접근해야한다”면서 “분명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과 상대할 때는 우리가 경기를 컨트롤 하고 지배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속내를 모두 읽어내기는 힘들다.

그간 벤투 감독은 “언제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우리의 축구’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거듭해왔다. 실제로 벤투 감독 부임 후 지난해 9월 칠레전(0-0 무), 10월 우루과이전(2-1 승) 올해 3월 콜롬비아전(2-1 승) 등 남미의 또 다른 강호들과의 대결에서 나름 배에 힘을 주고 맞대결을 펼쳤다. 사실상 맞불을 놓으면서도 꽤 좋은 결과를 챙겼다.

이 기조가 브라질과의 대결에서도 이어질지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이다. 결과가 중요한 ‘대회’가 아니라 친선경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엉덩이를 빼지 않고 정상적으로 붙는 그림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잠시 이상적인 축구를 내려놓을 수도 있다.

최근 북한, 레바논과의 연속 0-0 무승부로 벤투호를 향한 여론도 많이 차가워졌다. 현실 자각과 함께 생산적인 방향을 떠올릴 수 있다. 공식회견에 동석한 정우영이 “현대축구에서는 분명 약팀이 강팀을 잡을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한다”면서 “그들도 약점은 있다. 우리는 브라질을 이기기 위한 ‘전략’을 준비했다”던 표현을 곱씹으면 이전과 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콜롬비아나 칠레나 우루과이와의 경기가 펼쳐진 장소는 모두 한국이었고, 한국을 찾았던 그들의 구성이 정예 멤버라 부를 수 없었으며, 언급한 팀들보다 브라질의 전력이 더 강하다는 것 등 조건이 여러모로 다르기는 하다. 그래서 더더욱 벤투의 선택이 궁금해지는 경기다.

(아부다비(UAE)=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