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해역 너울·파도 등 궂은 날씨…기술진 협의 후 재인양 검토 야간 함선 32척·항공기 4대 총동원…조명탄 170발 쏴 수색 실종자 가족, 사고 현장 방문…설명 듣고 오후 7시 한림항 입항
제주 해상에서 불에 타 침몰돼 배의 뒷부분(선미)만 남은 대성호의 인양작업이 중단됐다.
20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6시15분께 대성호 선미 부분을 인양하던 중 선체 파손 우려가 제기돼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사고 해역에 너울과 파도로 선체 파손을 우려한 현장 구조대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날 제주대학교 실습선인 아라호(2996t)는 대성호 선미 인양을 위해 오전 9시30분께 서귀포항을 출항했다. 아라호는 오후 2시30분께 사고 해역에 도착해 인양 작업을 준비해 왔다.
해경은 다이버 총 7명을 동원해 선체에 예인줄 고정 작업을 벌였다. 선체 앞쪽에 1가닥, 뒤쪽에 2가닥 등 총 3줄의 예인줄이 걸려 있는 상태다.
아라호는 오후 5시50분께 본격적인 인양 작업에 나서 선미를 들어 올리는 작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밴드 터짐 우려로 예인줄 1개를 추가 연결했다.
예인줄 보강 작업을 벌여 선미를 끌어올리던 중 구조 당국은 선체 파손 위험이 커지자 인양을 중단키로 했다.
해경은 수색 이틀째 야간에도 가용 세력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항공기 4대와 함선 32척이 구역을 나눠 촘촘한 수색에 나서게 된다. 항공기는 6회에 걸쳐 조명탄 170여 발을 쏘아 수색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실종자 가족들을 태운 제주해양경찰서 한림파출소 연안구조정은 이날 오후 7시께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으로 입항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오후 1시께 제주시 한림항에서 연안구조정을 타고 인근 해역에 있던 해경 521함(500t급)으로 옮겨 탄 뒤 사고 현장으로 갔다.
해경 521함은 오후 3시30분께 사고 현장 인근에 도착했으며, 가족들은 현장 구조팀장의 수색 상황 설명을 듣고 다시 한림항으로 돌아왔다.
승선원 12명을 태우고 지난 8일 오전 10시38분 경남 통영항에서 출항한 대성호는 18일 오후 8시38분 입항 예정이었다. 대성호는 갈치잡이를 위해 단독 조업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성호는 이날 오전 4시15분까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송출됐지만, 이후 신호가 끊겼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 헬기가 사고 해역에 도착했을 당시 선박은 상부가 모두 불에 타고 승선원들은 실종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9일 오전 10시21분께 사고 해역에서 남쪽으로 약 7.4㎞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대성호 선원 김모(60)씨의 사인은 “익사에 가깝다”는 1차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
시신의 여러 부위에 발견된 화상은 사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검의는 화상 흔적이 “이미 발생한 화염에 짧은 시간에 노출돼 2~3도 화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대성호에 승선한 선원 12명 가운데 유일하게 발견된 선원이다.
[제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