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무기한 파업]무료환승 등 경찰과 협조체제 통원치료 환자들 “서울 왕래 걱정”… 열차표 없어 항공편 알아보기도 시멘트-철강 수송도 차질 우려
철도노조 파업 출정식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노조가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노사는 이날도 물밑 접촉을 이어갔지만 인력 충원 규모 등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충북 청주에서 온 박기용 씨(71)는 “대학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에 왔다. 앞으로 보름 동안 서울을 오가며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파업 소식을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당황스러워했다. 중국에서 온 이텅 씨(19)는 “부산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원래 예약한 기차를 타지 못해 다음 기차를 두 시간째 기다리는 중이다. 파업 때문인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동 수요가 많은 주말이 되면 승객 불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2일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면접이 진행되는 등 대학 입시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서울과 지방을 오가야 하는 수험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주말에 부산에서 하는 대학 동기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 정모 씨(32)는 “파업 영향 때문인지 열차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 20만 원 가까이 주고 김포∼김해 왕복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는데 이마저도 거의 매진이었다”고 말했다.
코레일 사장, 대국민 사과 20일 서울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에서 손병석 코레일 사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우선 열차 출발이 지연되거나 운행 도중 지연이 예상될 경우 다른 열차를 이용하도록 무료 환승편을 제공하기로 했다. 수험생이 탄 열차가 지연되면 해당 열차 승무원이 인근 하차 역에 연락해 시험장까지 긴급 수송하도록 경찰 등과 협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해당 대학에도 수험생 도착 상황을 사전 통보하기로 했다.
산업계 피해도 우려된다. 철도 수송 의존도가 높은 시멘트, 철강업 등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차질을 겪을 수 있다. 시멘트 업체가 몰려 있는 충북 북부의 한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유통기지별로 재고를 최대 수준으로 확보해 놓은 상태이고 육로 수송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현재 철도 수송 비중은 40% 수준인데 이번 주가 지나면 철도 수송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 육로 수송을 최대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소영 / 청주=장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