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스캔들’ 통화 현장 목격자, 청문회서 “부적절… 외교 훼손” 트럼프 “증인 판단력 의심스러워”… 백악관 공식계정 통해 흠집내기
미국 대통령 탄핵 조사를 야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현장에 있던 두 당국자가 19일 공개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통화가 ‘부적절하다(improper)’며 ‘이례적(unusual)’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이 이어지자 대통령 본인은 물론 백악관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동원해 증인 비판에 나섰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담당 국장으로 근무 중인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은 이날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 요청을 한 것은 “요청이 아니라 ‘명령(order)’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빈드먼 중령은 정상 간 통화를 직접 들은 당국자 중 처음으로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인사다. 그는 또 “당시 양 정상 간 통화 내용을 백악관 변호사들에게 보고해야 했다”며 “그 보고 의무와 대통령의 통화 내용 모두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요청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대(對)우크라이나 외교 정책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밝혔다.
이번 청문회에도 제복에 ‘퍼플 하트’(전사자 및 부상자에게 수훈되는 훈장)를 달고 등장한 그는 한 의원이 자신을 “빈드먼 씨(Mr. Vindman)”라고 부르자 “빈드먼 중령이라고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구소련에서 탈출한 이민자 출신인 빈드먼 중령은 앞서 비공개 청문회 당시 트럼프 지지층의 흠집 내기로 곤욕을 치렀다. 그는 “언론과 트위터상의 공격은 나로 하여금 군으로부터의 소외감을 느끼게 했다”며 이 같은 요청의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이 나올 때마다 트위터로 맞불 작전을 펼쳤다. 특히 백악관 공식 트위터 계정은 이날 “빈드먼 중령의 상사였던 모리슨 고문은 그의 판단력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증언했다”며 빈드먼 중령을 폄하하는 별도의 그래픽과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됐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