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아이콘택트’ 뒷이야기들 ‘싱글대디’ 김민우 부녀의 사연… 유튜브 조회수 250만 회 넘겨 소원했던 바비킴-이상민 관계 회복… 레이디스코드 멤버 잃은 상처 달래 치매 할머니 순간 기억 회복 ‘술렁’… 민식이 부모 출연뒤 靑청원 28만
지난달 7일 채널A 예능 ‘아이콘택트’에서 1990년대 가수로 활동한 김민우 씨와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2년 동안 울지 않았다던 딸의 눈맞춤. 이들의 사연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은 조회수 250만 회를 넘겼다. 채널A 제공
채널A 예능 ‘아이콘택트’ 촬영장 곳곳엔 항상 휴지가 놓여있다. 5분 동안 말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낯선 상황. ‘감동을 줄 수 있을까’란 우려는 기우였다.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지켜보는 제작진조차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돌발 상황이 많았다.
눈 맞춤의 진심이 통한 걸까. ‘아이콘택트’는 11일부터 12회 연장 방영에 들어갔다. 특히 온라인에서 화제성이 높았다. 아내를 희귀병으로 잃고 11세 딸과 사는 ‘싱글대디’ 김민우 씨 사연(지난달 7일 방송)은 유튜브에서 조회수만 250만 회를 넘겼다. 그간 소원했던 20년 친구 바비킴과 이상민(9월 2일 방영·141만 회),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미료와 나르샤(지난달 14일 방송·129만 회) 등 조회수 100만 회를 웃도는 출연자들의 눈 맞춤이 적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들의 사연이 담긴 방송 사진들이 공유되며 큰 감동을 줬다.
출연자들의 교감이 중요한 만큼,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했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기적’이 울림을 줄 때가 많았다. 뇌암 판정을 받은 홍정한 씨의 할머니(8월 12일 방송)는 치매를 앓고 있지만 유독 촬영 날만큼은 평소와 다르게 얌전했다고 한다. 그는 손자와 눈을 맞추며 순간적으로 정신이 돌아와 “눈이 좋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했다. 무속인이 된 남편 때문에 가출했던 아내(8월 5일 방영)는 녹화 직전까지 출연 여부를 알 수 없어 제작진의 애간장을 태웠다.
눈 맞춤은 일회성 방송에 그치지 않고 실제 관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최근 2세를 출산한 아내와 무속인 남편은 제작진에게 “관계가 회복돼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바비킴과 이상민은 방송 후 함께 SBS ‘미운 우리 새끼’ 등에도 출연하면서 우정을 다지고 있다. 1990년대 가수로 활동했던 김민우 씨는 “아이가 너무 어른스러워 걱정이었는데, 눈 맞춤 뒤로부턴 어리광도 부리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도 용기를 얻어 그동안 못 했던 노래 녹음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던 제작진의 바람처럼, 이들의 사연에 공감해 도움의 손길을 건네려는 시청자가 유독 많았다. 익명으로 다둥이 ‘싱글대디’들(9월 9일 방영)에게 음식을 보내거나 김민우 씨의 11세 딸에게 슬라임(액체괴물)을 선물하는 등 소소하지만 따뜻한 선물이 출연자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줬다. 9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차에 치여 숨진 김민식 군의 부모가 18일 방송에 나온 뒤 ‘민식이법’ 통과를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에 28만 명(21일 오후 3시 기준)이 동의했다.
종종 스페셜 MC로 촬영장을 찾았던 하하도 11일 방송부터 강호동, 이상민과 함께 고정 MC로 출연 중이다. 그는 ‘싱글대디’들의 눈 맞춤을 보며 몰입한 나머지 몸살이 찾아왔다고 한다. 제작진은 “3명의 MC 모두 꾸밈없이, 진정성 있는 눈빛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