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로 무역분쟁 해결 여지 마련 조만간 양국 통상당국 간 국장급 회의 개최될 것으로 보여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2일 “한국과 일본 통상당국은 과거 3년간 중단됐었던 ‘수출통제협의회’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일본 측은 양국 간 수출통제협의회가 꾸준히 개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수출제한 조치 시행의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해왔다.
이날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양국 간 무역분쟁 해결의 여지가 생긴 셈이다. 동시에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양국은 조만간 이를 위한 과장급 준비회의를 개최하고 국장급으로 격상한 회의도 마련할 예정이다.
양국 간 대화는 재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인 플루오린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일본 정부의 결정 역시 변하지 않는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관련 WTO 절차를 중지할 뿐이지 철회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먼저 철회하지 않는 한 지소미아를 종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현재 WTO 분쟁 절차에서 1심 재판 격인 패널 설치 시점은 우리나라 주도로 결정할 수 있다. 제소국은 피소국에서 양자협의 수락 의사를 공식 통보한 이후 60일이 지나면 WTO에 패널 설치를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지난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WTO 분쟁의 2차 협의에서도 양국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졌다.
이후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정해관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은 “일본 수출제한 조치의 부동상과 WTO 비합치성을 기초로 논의했지만 양측의 입장이 협의 과정에서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조기 해결돼야 한다고 말한다.
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전 민변 국제통상위원장)는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의 이유로 내세운 전략물자 통제에 대한 소통 부재와 캐치올 규제에 대한 조항 미비와 같은 사안을 해결해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