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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소박한 시어로 되새긴 삶과 죽음의 의미

입력 | 2019-11-23 03:00:00

◇늦저녁의 버스킹/김종해 지음/168쪽·1만2000원·문학세계사




‘멀리서 보면 고요하고 아름답구나/가까이서 보면 허방뿐/내가 살아왔던 행성/내가 떠나고 없는 세상/나는 한평생/사람으로서 무엇에 매달려 있었던가’(시 ‘사람으로서 살았던 때가 있었다’에서)

삶과 존재에 대한 경험적 통찰과 함께 서정적인 시편을 발표해온 저자가 낸 12번째 신작 시집이다. 간결하고 함축된 언어로 삶과 자연의 섭리와 깨침, 시의 새로운 서사까지 담고 있어 서정시를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인간의 죽음과 이별에 대해 깊이 명상하며 자신의 삶과 존재 의미를 되새기는 점이 눈에 띈다.

시의 소재 대부분은 어디서나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소박한 것들이다. 때로는 풀잎이, 식탁 위의 밥이, 집 바깥의 새, 거리의 은행나무, 여행을 하며 바라본 세상…. 다양한 사물이 저자의 눈길에 닿아 시로 옮겨졌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