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우리 정부를 향한 북한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도를 넘고 있다. 북한은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지만 초청을 거부했다고 그제 밝혔다. 그러면서 초청 거부 이유를 남쪽 탓으로 돌렸다. 애초부터 폐쇄적 독재국가인 북한에 정상 국가 의전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였지만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면박을 준 것이나 다름없는 행태다.
북한은 또 “친서가 온 후에도 몇 차례나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청을 보내왔다”고 공개했다. 더욱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반성과 죄스러운 마음으로 삼고초려해도 모자랄 판국” 운운하며 아랫사람에게 훈계하듯 남측을 비난했다. 이런 막말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깔보고 모독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을 향해 ‘겁먹은 개’ 운운한 북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입도 벙긋 못하다 보니 갈수록 기고만장해지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가 북측에 친서를 보낸 5일은 공교롭게도 탈북 범죄자로 추정되는 2명의 북송 방침을 통보한 날이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발의국에서도 우리 정부는 빠졌다. 북한의 심기만 살피며 매달리는 동안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신은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