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치크루는 정치가 고리타분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아이돌처럼 자신들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해 활용한다. 멤버 7명 중 동아일보 인터뷰에 응한 이동수 대표(앞줄 왼쪽), 이루다 씨(뒷줄 왼쪽), 김수한 씨(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 청년정치크루 제공
20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청년정치크루’ 이동수 대표(31), 김수한 씨(29), 이루다 씨(28)에게 물었다. 청년정치크루는 정치 성향이 제각각인 1988∼1991년생 7명으로 이뤄졌다. ‘청년정책 싱크탱크’를 내걸고 2015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에게 ‘머릿수를 채우는 사람’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는 “여의도 사람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말이 ‘몇 명 되느냐’”라고 전했다. 정당들이 청년 관련 행사를 할 때 얼마나 젊은층을 동원해줄 수 있느냐에 가장 관심을 갖는다는 얘기다. 김 씨는 “청년은 ‘메인 디시의 소스’다. 정당들이 소스 없이 먹어도 되는데 있어 보이니까 소스를 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층을 선거 때 반짝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이들은 기성 정당에서 인턴 등을 하며 정치권의 ‘룰’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도 현재 여의도 정치는 갈라파고스섬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최근 청년 간담회를 평일 오후 2시에 했는데 일하는 청년들은 결코 올 수 없는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국회에서 하는 정책토론회에 관심이 있어 가보면 의원들이 30분가량 돌림 축사를 한다. 의원 자랑 들으려고 여기에 왔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청년과의 소통을 내세우지만 기성 정당이 ‘벽’처럼 느껴질 때도 많았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쪽 모임에 가면 학생운동하며 서로 다 아는 사이더라. 가족이 하는 회사에 혼자 신입사원으로 들어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한국당에서 인턴을 할 때 청년간담회 홍보를 위한 문구로 ‘홍준표×청년’을 제안했다. ‘×’는 컬래버레이션을 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뜻으로 젊은층이라면 누구나 아는 표현이다. 하지만 핵심 당직자는 감히 홍 대표에게 욕했다면서 호통을 쳤다. 결국 문구는 ‘홍준표♡청년’으로 바뀌었다.
청년들이 직접 정치에 나서면 무엇이 다를까. 이 씨는 “우리 세대를 보고 모래 같다고 하는데 우리는 86세대처럼 관통하는 경험과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다원화 시대의 정치에 오히려 적합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의원들 중에 ‘타다’를 타 본 사람이 있을까. 경제나 외교 문제는 기성 정치인들을 절대 못 이기겠지만 스타트업, 타다 같은 문제는 직접 맞닥뜨리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