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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 깊은 곤경…지소미아 종료 위협은 “동맹 남용”

입력 | 2019-11-24 07:11:00

아미티지·빅터 차 WP에 기고문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결정하면 미 외교정책에 재앙"




미국 정부의 압력에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연기했지만, 한미 동맹에 이미 균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한 리처드 아미티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66년간 이어진 미국과 한국 간 동맹이 깊은 곤경에 빠졌다(The 66-year alliance between the U.S. and South Korea is in deep trouble)’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은 현명했다”면서도 “그러나 한미간 신뢰에서 이미 손상이 있었다. 한국은 소중합 합의를 지렛대로 활용해 미국을 한일 간 경제적·역사적 분쟁에 개입하도록 했고 이는 동맹 남용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소미아를 종료하겠다고 위협한 행위는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시험에 대한 대응 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한국의 안보이익이 미국과 일본의 안보이익과 잠재적으로 분리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카드를 내밀면서 한미 간 마찰이 가중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국 대표단이 조기에 협상장을 떠난 사실을 거론하며 동맹 간 균열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이들은 방위비를 5배 더 내라는 미국의 요구는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으로 실행할 수 없는 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이 약 110억 달러가 들어간 경기도 평택 미군 기지 험프리스 건설비용의 90%를 부담했다면서 미국의 욕심에 대한 한국의 분노가 주한 미국 대사관 월담 사건으로 표출됐다고 전했다.

또 중국도 한미 관계에 변수가 되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한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 무역협정에 참여하고 싶은 반면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에는 머뭇거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중 국방장관이 이번주 열린 회담에서 한중 군사 핫라인 설치 등에 합의했다며 이는 한미 동맹이 약화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런 일련의 갈등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협상 실패를 구실로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을 추진할 수 있다면서 이는 일본을 넘어 북대서양조약기구까지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며 미국의 외교정책에 재앙이 될 것이고 미국이 초강대국의 위상을 중국에 넘겨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