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향배 가를 사실상 국민투표… 6개월 시위 여파 젊은층 대거 참여 유학생-근로자 ‘투표 귀국’ 잇달아… 범민주파 의석 과반 한참 못미치지만 의석수 큰폭 증가땐 정부 압박 효과… 차기 행정장관 선출 변수 될수도
‘反中시위 찬반투표’ 된 홍콩 구의원 선거 6월 9일부터 약 반년째 대규모 반중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홍콩에서 24일 구의원 선거가 열렸다. 이날 오전 코즈웨이베이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상 시위에 대한 찬반투표 성격을 지닌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홍콩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는 오후 11시 30분(한국 시간)까지 치러졌다. 홍콩=뉴스1
오후 8시 반(한국 시간 오후 9시 반) 현재 투표율은 약 66.5%로 2015년 같은 시간 40.2%의 약 1.7배였다. 약 274만 명 이상이 투표했다.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하던 구의원 선거에서 역대 최고 기록이다. 2015년 투표율인 47.1% 기록은 오후 3시 반에 돌파했고 투표 참여자 수(146만 명)는 오후 1시 반에 넘기는 기록적인 투표율이었다.
유권자는 홍콩 인구 739만 명의 55%에 해당하는 413만 명. 18∼35세 젊은층 유권자는 12% 증가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던 젊은층이 시위 사태 이후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에 불만을 품고 대거 투표장에 나왔다는 얘기다.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로 이뤄지는 행정장관(행정수반), 입법회(국회의원) 의원 선거와 달리 구의회 선거는 직접선거다. 이 때문에 홍콩 정부의 시위 대응 방식에 대한 시민들의 판단을 보여주는 분명한 첫 지표라고 홍콩 언론이 분석했다. 친정부 친중 성향의 건제파(建制派)는 “시위대 폭력을 제압하기를 원하면 건제파를 지지해 달라”고 했고 범민주파는 “시위대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하기를 원하면 범민주파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누가 웃을까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24일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투표한 뒤 투표함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반중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투표소 인근에서 지지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가 6월 9일부터 약 반년간 이어진 홍콩 시위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AP 뉴시스·뉴스1
구의원 선출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17명은 행정장관을 뽑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도 배정된다. 구의회에 할당된 선거인단 117명은 구의회 다수파가 독식하기 때문에 범민주파가 과반 승리했다면 2022년으로 예정된 차기 행정장관 선거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홍콩=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