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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미루다 기소되자 “양심적 거부”… 20대 징역형

입력 | 2019-11-25 03:00:00

대법, 지난해 인정후 첫 유죄 확정
평소에 신념 표현 전혀 없다가 뒤늦게 “비폭력주의 전향” 주장




평소에는 양심적 병역거부 신념을 외부에 알리지 않다가 입영통지서를 받고 병역을 거부하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무죄라고 판결한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한 이에게 처음 유죄가 확정된 판결이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 씨(28)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정 씨는 지난해 11월 “신병교육대로 입영하라”는 입영소집통지서를 받았지만 입영일로부터 3일이 지나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정 씨는 기소 전까지 6차례 입영을 연기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언급하지 않다가 기소 후에야 자신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라고 주장했다. 또 본인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니지만 다른 사건으로 교도소 수감 중 평화주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저서를 읽은 뒤 비폭력주의자가 돼 병역을 거부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 2심은 “피고인은 계속해 입영을 연기했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면서 입영을 기피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