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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日, 지소미아 합의 왜곡말라” 경고

입력 | 2019-11-25 03:00:00

“아무것도 양보안했다는 아베 발언… 사실이면 지극히 실망” 강력 비판
日외상 만난 강경화 “정상회담 조율”…내달 24일경 회담 추진 속 신경전




한일 양국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 이틀 만에 합의 배경과 절차 등을 놓고 날카롭게 충돌했다. 한일 양국은 다음 달 정상회담 추진을 공식화하고 있지만 ‘포스트 지소미아’ 협상을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에 들어서고 있어,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놓고 두 정상이 ‘톱다운’식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4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부산 벡스코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소미아 연장,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철회와 관련한 한일 양국 합의 발표를 전후한 일본 측의 몇 가지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되면 한일 간의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영어로 ‘트라이 미(Try me)’라는 말이 있다. 어느 한쪽이 터무니없이 주장을 하면서 상대방을 계속 자극할 경우 ‘그래? 계속 그렇게 하면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모른다’는 경고성 발언”이라고도 했다. 일본이 제대로 수출규제 철회 조치를 하지 않으면 지소미아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미 국무부와 의회는 23일(현지 시간) 한국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을 ‘지소미아 갱신(renew)’이라고 표현하며 향후 한일 간 변수와 상관없이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에 대해 “그 발언이 사실이면 지극히 실망이며 일본 정부 지도자로서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타국 정상의 언급을 이런 식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원료 등 3개 품목을 개별적으로 심사해 수출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경산성 발표는) 합의 내용을 아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 우리 측 항의에 일본 측이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기간 중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서로 (정상) 회담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음 달 24일경 한일 정상회담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의제 조율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성사될지, 하더라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신중한 상황”이라고 했다.

부산=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나고야=김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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