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경기 포천시 한 야산 입구. 쓰레기가 엄청 많다는 사회부 기자의 연락에 갔는데 의외로 그냥 검은 천만 보일 뿐이었다. 들어가 보니 맙소사,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높이 3m는 될 법한 폐기물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산 밑에 산, 그야말로 ‘쓰레기산’이었다. 매립지가 이런 외딴 곳에 있을 리는 없고, 누군가가 몰래 갖다 버린 것이었다.
이 운악산의 쓰레기 더미는 지난 17년 12월에 지역 주민이 신고했을 때보다 현재 쓰레기양이 3배 이상 늘었다(동아일보 11월 21일자 12면). 포천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쓰레기를 누가 버렸는지 찾아내지 못했다. 그 사이에 하나였던 ‘봉우리’가 현재는 3개로 늘어났다.
18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의 한 야산에 업자들이 불법으로 야산에 버린 쓰레기가 쌓여 있다.
다른 야산에도 가 보니 그곳은 더 심각했다. 더 이상 폐기물을 못 버리게 하기 위해선지 누군가가 큰 돌로 진입로를 막아놓았다. 피복 폐기물 언덕이 눈앞에 펼쳐졌다. 촬영을 위해 양말 뭉치, 잘려진 옷더미들을 올라갈 때 물컹한 느낌이 매우 불쾌했다. 밑에 다른 무엇이라도 있을까 두려웠다. 악취는 피할 방법도 없었다. 심지어 쓰레기산 옆에는 무덤도 있었다.
18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의 한 야산 진입로가 큰 바위로 막혀 있다.
이렇게 무단 투기된 폐기물들이 전국 곳곳에 계속 생기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쓰레기산을 올해 안에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490억 원을 들여 무단 폐기물 17만 톤을 처리했더니 12만 톤의 무단 폐기물이 새로 쌓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최근엔 필리핀으로 쓰레기가 불법 수출됐다 발각돼 국제적인 망신을 산 일이 있었다. 일반 시민들이 규칙을 지켜 분리수거를 하더라도 비양심적인 업자들과 약한 법 체계가 대한민국을 더럽히고 있다. 강력한 감시와 처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