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술혁명과 대전환에 놓인 국방·방위산업과 무기체계정비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25/뉴스1 © News1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25일 “지금 주한미군을 2만7000명 잡고 있는데 이를 2만2000명 이하로 낮추려면 미국 의회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쓸 수 있는 감축병력 수가 5000명 내외인데 5000~6000명 정도로 한미동맹 기본 틀이나 대북 군사력·억지력에 큰 변화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저녁 JTBC 뉴스룸에 출연, 최근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주한미군 감축 압박설’에 대해 이같이 말한 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편안한 자세를 갖고서 미국하고 협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주한미군 감축설에 위축되지 말고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의연하게 임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은 미국 정부가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연계해 주한미군 1개 여단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군 1개 여단은 3000~4000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특보는 방위비분담금 협상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카드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한미동맹 판을 깰려고 하면 감축옵션을 쓸 수도 있다”며 주한미군 감축 시도를 강하게 경고했다.
문 특보는 “그렇다면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금 때문에 주한미군을 일방적으로 감축하고 동맹을 흔든다면 한국 국민들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다. 다른 대안을 모색하거가 하면 한미동맹이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동맹이 우리 목적은 아니다. 동맹은 우리 국익을 위한 수단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라며 “동맹의 틀 안에서 갈등도 차이도 있을 수 있고 조율해서 차이점을 줄여나가는 게 동맹의 존재 이유인데 미국이 일방적으로 나오면 한국에서도 거기에 그냥 승복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내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시 그 정도에서 멈출 수 있느냐는 우려’를 전하자 “결국 지난 70년 동안 쌓아온,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서의 미국 그림이 깨진다면 우리도 다른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성 언급을 이어갔다.
문 특보는 ‘주한미군뿐 아니라 다른 나라 주둔 미군 비용도 지불하라는 것이어서 70년 동맹군이라기보다는 용병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는 질문에 “뉴욕타임스 사설에서 용병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미국 주류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상당히 많은 건 사실”이라고 동의했다.
아울러 문 특보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재연장’ 해석에 대해서도 “우리는 종료를 유예한다는 입장이니 오히려 종료에 방점을 둔 건데 미국은 뒤집어서 한국이 재연장을 한 것이라고 했다”며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 특보는 연내 북미실무회담와 내년 초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샅바싸움을 해 왔던 북한이 이제 정면돌파로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국면에 있는데 북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며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시기가 더 늦춰질 가능성’에 대해선 “김정은 위원장이 12월 31일 못을 박았는데 (그때까지 정상회담이 안되고) 1월 1일 신년사에서 강하게 나오면 3차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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