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5일 부산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헤이스팅스 대표는 이날 문화혁신포럼에 참석해 “넷플릭스는 한류와 함께 폭넓은 아시아 문화 흐름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힐튼호텔에서 3시간여 동안 한-아세안 환영 만찬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아세안 국가 정상들을 비롯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취임 후 2년간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며 제 고향 부산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했는데 이렇게 실현돼서 참으로 기쁘다”며 “경제와 문화에서 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아세안과 한국의 협력 분야가 다양해지고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우리는 다양하지만 같은 뿌리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 긴밀히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자문위원이 기획했다. 각국 정상들이 환영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건물 입구에 도착하면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 실물 5분의 4 정도 크기로 본뜬 모형 위에 각국 국기 형상이 투영됐다. 탁 위원은 “에밀레종은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함)의 상징”이라며 “아세안 전체 나라의 태평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만찬 메뉴는 우리 산, 바다, 평야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활용해 평화, 동행, 번영, 화합을 주제로 담은 4개의 코스 요리가 마련됐다. 송이버섯 등 산나물을 활용한 잡채, 전복과 해산물찜, 부산 철마산 한우 갈비구이와 김해 쌀밥 등의 메뉴가 순서대로 나왔다. 후식으로는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의 쌀을 섞어 만든 떡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 사업을 열거하며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아세안과 한국의 경제는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 최대 규모의 템부롱 대교와 베트남 최초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인도네시아의 대규모 화학단지 건설과 철강산업에 한국의 대림산업, 삼성물산, 롯데케미칼, 포스코가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아세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을 열거하며 격려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새마을운동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지도록 메콩 국가와 농촌 개발 협력도 강화하겠다”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이번에 타결된 한-인도네시아 협정(CEPA)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용만 회장은 “한층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에 직면해서 기존의 글로벌 가치 사슬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한-아세안 민간 채널을 활용해 교류를 돕고 관련 산업 발전과 기술 개발 등 아세안의 가치사슬 편입을 돕는 일에 경제단체가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박효목 tree624@donga.com / 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