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일주일… 정국 중대변수로 황교안, 누운상태로 고개만 돌려 인사 이해찬 “이러다 병 나시면 어쩌려고… 단식 중단하고 저와 협상합시다” 황교안 “잎 떨어뜨려도 나무는 못꺾어”
엿새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25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 단식장을 찾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황 대표에게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대화를 하자. 나와서 협상을 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황 대표는 기력이 없어 거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며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둥치)를 꺾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다. 육신의 고통을 통해 나라의 고통을 떠올린다”면서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고 썼다. 황 대표는 심한 탈수 증상에 시달리고 있고, 혈압도 정상 수치가 잘 나오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저녁부터는 콧물이 갑자기 많이 나오면서 더욱 몸이 안 좋아졌다”고 전했다. 농성장 주변에서 지지자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황교안’을 연호하자 황 대표는 부축을 받으며 텐트 밖으로 나왔다가 3분간 인사한 뒤 다시 들어가기도 했다. 황 대표는 기력이 없어 손도 위로 올리지 못했고 양쪽에서 부축하지 않으면 걸음도 잘 내딛지 못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농성장을 찾았을 때도 황 대표는 누운 상태로 고개만 일으킨 채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이 대표는 김도읍 대표 비서실장에게 “이러다 병 나시면 어떻게 하려고… (황 대표를) 강제로 병원으로 옮기세요”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만남 직후 기자들에게 “(황 대표가) 기력이 빠져서 거의 말을 못 했다”면서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저와 대화를 하자고, 협상을 하자고 이야기했는데 목소리가 작아서 황 대표의 답은 안 들렸다”고 말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