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범죄 군인 징계 철회하라는 트럼프 요구 거부하자 전격 경질 방위비 압박 등 ‘트럼프의 해결사’로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스펜서 해군장관의 해임을 알리며 “(스펜서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몇 달간 관심을 보여 온 에드워드 갤러거 중사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신뢰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4개국 순방을 마치고 23일 귀국한 에스퍼 장관은 복귀 첫 임무가 바로 스펜서 장관에 대한 경질 통보였다.
미군 지휘체계는 육해공군을 통솔하는 참모총장과는 별도로 3군에 각각 장관을 두고 있다. 이들은 전쟁에는 관여하지 않고 인사관리 등 군 내부 기강 확립을 담당한다.
스펜서 장관은 “해군 문제는 해군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반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움을 샀고 인사권자인 에스퍼 장관의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발표한 성명에는 “그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그는 평온하게 퇴직할 것” 등 갤러거 중사에 대한 위로만 가득했다.
이 과정에서 스펜서 장관 경질보다 전쟁범죄자를 옹호한 트럼프 대통령의 ‘왜곡된 애국심’이 더 관심을 끌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은 킬링머신(사람을 죽이는 기계)이 돼야 한다’는 위험한 발상을 가지고 있다”며 “탄핵 조사가 가열될수록 군 통수권자의 권위를 세우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